자유 게시판
그 즈음에 어린이들간에 좋지 않은 놀이가 유행하고 있었다. 그것은 눈 위에 작은 나뭇가지 등으로 집을 지어 놓고 그것에 불을 붙여서 태워버리는 놀이였다. 어린이들은 그것을 불내기 놀이라고 부르며 즐기고 있었다. 작은 장난감
같은 집이었기 때문에 빈터의 눈 위에서 태우는 것은 그리 위험한 놀이는 아니었다. 흰 눈 위에서 작은
집이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올라서 재가 되어 버리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는 그런대로 매력적인 놀이였다.
하지만 아무도 T를
놀이에 끼워주는 사람은 없었다. T도 아이들이 놀고 있는 근처에 가지 못하고 다만 멀리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한 외로움이 T로 하여금 방화를
하게 하였던 것이다.
히사조오의 집에서 떨어진 종업원 숙소는 2시경부터 저녁때까지 아무도 없이 비어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던 T는 어느 추운 날 오후, 열쇠로 잠겨있지 않은 문을 통하여 집에
들어가서 집에 불을 놓았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서 집을 태우기 시작하였다. T는 사람들이 둘러서서 놀라는 모습을 으슥한 곳에서 서서 몰래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에 재미를 붙인 T는 근처의 집에 다시 불을 질렀다. 눈보라가 치는 날의 일이었다. 다행이 불은 크게 번지지 않고 불길이
잡혔지만 T는 붙잡히고 말았다.
히사조오의 가게 종업원의 숙소에 불이 났을 때, 히사조오의 부모도 종업원들도 경찰에 불려가서 엄중한 취조를 받았다. 경찰은
실수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T가 방화범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난 후에는 근처의 어린이들은 아무도 T를 상대하지 않게 되었다. 히사조오도 자기 집에 불을 지른 T에게는 말도 한 마디 건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동생 사다요시가 길 모퉁이의 느릅나무 아래서 T와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히사조오는 보게 되었다. 사다요시는 종이에 싼 무엇인가를 T의 손에 건네주고는 도망치듯이 히사조오의 집쪽으로 달려갔다.
(저런 나쁜 놈하고
친구가 되다니…)
히사조오는 어서 집에 가서 사다요시를 야단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히사조오에게는 도벽도 있고 게다가 두 번이나 방화를 한 T가 나면서부터
나쁜 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정말 나쁜 대악당과 같은 녀석이라고까지 생각되었다.
집에 돌아간 히사조오가 바로 사다요시를 야단치자 사다요시가
말했다.
“ 나쁜 아이랑 놀지
말라고…. 그래도… 나쁜 아이에게도 좋은 아이가 놀아주는
게 좋은게 아닐까…?”
그 말을 듣고 히시조오는 사다요시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모두 나쁜 아이랑 놀지 않는다면 나쁜 아이는 도대체 누구랑 놀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히사조오는 그전에 그랬던 것처럼 T와는
놀지 않았다.
그 후로 몇 번인가 사다요시가 간식으로 먹던 센베 과자나
엿을 조금씩 남기는 것을 히사조오는 눈치를 챘다. 그랬다가 그것을 모아서 T에게 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얼마 안 있어서 T의 집은 갑자기 어디론가 이사를 가버렸다. 나중에 소설 장발잔을 읽었을
때 히사조오는 T의 슬픈 고독과 사다요시의 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의
한 해는 히사조오에게는 어떤 의미에서는 생의 어떤 변곡점이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모습과
앞으로 변해나가야 할 어른의 모습이 변곡점에 교차하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그것은 어린
소년으로서는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모습이기는 했지만 인간의 내면의 의혹과 혐오를 꺼내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여름 방학이 되었다….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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